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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 핫이슈>"KB금융사태, 줄 다른 낙하산들의 권력투쟁기. 행장과 회장,금융위와 금감원 일원화로 가야“-윤석헌 숭실대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16 18:23  | 조회 : 4651 
<경제 핫이슈> "KB금융사태, 줄 다른 낙하산들의 권력투쟁기. 행장과 회장, 금융위와 금감원 일원화로 가야“-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앵커:
KB금융, 결국은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퇴진을 했고요.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은 직무정지가 됐습니다. 최악의 국면이죠. 이게 금융지주 시스템이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만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근본적인 허술함만 확인시켜 준 게 KB사태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지적이 정말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관건은 이런 사태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거고요.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말만이 아닌 근본적인 금융 개혁을 해야 할 텐데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숭실대학교의 윤석헌 교수 모시고 자세히 얘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이하 윤석헌):
안녕하십니까?

앵커:
KB사태는 결국 최악의 국면인 것 같아요.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사퇴를 했고요. 임영록 회장은 직무정지가 됐고 자진사퇴를 권고 받았는데 안 물러나고 있죠. 대략 지금 상황을 한 번 좀 짚어주세요.

윤석헌: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사실 KB국민은행이 국내 최대 은행이고 소매 은행으로 굉장히 탄탄한 그런 은행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차례 지배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관치 금융, 낙하산 인사, 이런 문제들이 발생을 해서 최근에 내부의 행장과 회장이 권력 투쟁을 하고, 주전산기기 교체를 둘러싸고 협조를 제대로 못 해서 문제가 밖으로 불거져 나와 가지고 국민들의 걱정을 사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이 말 그대로 국민은행 자신만의 문제를 모든 국민의 문제로 지금 만들면서 참 한국의 금융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행장도 없고, 금융지주회장도 없는 경우가 있었나요?

윤석헌:
그런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최악이네요. 그런데 이번 KB사태 같은 경우에 금융 당국도 상당히 왔다 갔다 했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데요. 처음에는 중징계라고 했다가 경징계로 바뀌었다가 또 다시 중징계가 되었다가, 감독 당국도 나뉘어져 있고요. 이게 왜 이런 거죠?

윤석헌:
말씀하신 대로 지금 금융 당국의 제재가 고무줄 제재였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고, 또 초동 대처도 부실했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처음에 좀 자기네들 나름대로 입장을 딱 정리해서 이렇게 문제를 들여다봤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처음에는 좀 소프트하게 가다가 문제가 좀 악화되고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보면 제재의 수위를 높인 그런 모양이 되었었거든요. 그래서 중징계를 예고했다가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를 때렸죠. 그러고 나서 금감원장은 문책 경고 중징계를 때렸고, 그리고 마지막에 최근에 금융위가 중징계 중에서도 한 급 높은 직무정지 3개월, 이렇게 하면서 말씀하신 대로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금융계에다가 그리고 국민들에게 누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게 만들어 버렸고요. 그래서 제재를 하면 시장 규율의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별로 그렇게 뚜렷한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고, 문제가 안 풀리니까 자꾸 징계 수위만 높인 그런 문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겠습니다.

앵커:
이게 사실 금융 감독 당국 출발에서부터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금융위하고 금감원하고 나뉘어져 있는 것도 사실 좀 문제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윤석헌:
오랫동안 그렇게 지적들을 많이 해 왔습니다. 이번에 KB금융 사태를 보면 지주회사와 은행의 문제로 서로 의견 조율을 제대로 못 하는 그런 문제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거의 비슷한 문제가 금융위원회하고 금융감독원 사이에도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이들 우려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서 그런 문제들도 좀 드러났고, 이쪽과 저 쪽의 입장이 다르다보니까 서로 견제하게 되고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니까 국민들은 헷갈리고, 금융계도 큰 도움이 안 되는 그런 문제가 자꾸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은행장하고 KB금융지주회장, 어떻게 보면 회장한테 행장이 서로 갈등한다는 게 이게 급이 안 맞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갈등을 빚었잖아요? 이게 뭐가 문제여서 그렇게 됐을까요?

윤석헌:
아주 좋은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면 회장은 말하자면 그룹 전체의 어른이고, 행장은 그 산하의 은행의 은행장이니까 지금 말씀하시는 대로 서열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게 그렇게 쉽게 조율이 안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가 갖고 있는 영업의 성격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주회사 산하에 은행도 있고 증권, 보험, 그리고 다른 기타 금융기관들이 쭉 있는데 자산이나 수익 규모 같은 것으로 봐서 은행의 비중이 국민은행 같은 경우는 8~90%가 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KB금융지주회장 입장에서는 전체를 끌고 가야 되는 그런 입장이 하나 있을 것이고, 그리고 은행장 입장에서는 자기네 은행이 중요하다, 라고 하니까 voice를 내다보면 그것이 상충되는 이해 상충의 문제가 거기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과거에 국민은행과 KB 간의 행장과 회장 간의 알력이 계속 되어 온 것도 이런 것하고 무관하지 않다, 그렇게 말씀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비근한 예가 이번에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일이 불거졌는데, 사실 지주회사 입장에서 보면 은행도 그걸 바꿔야 하지만 카드회사도, 국민카드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바꿔야 하니까 보는 시각이 둘이 좀 다를 거란 말입니다. 그렇다면 서로가 잘 협조하고 서로 논의를 거쳐서 그걸 해결했어야 되는데 그걸 잘 못 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은행에 너무 많이 무게가 두어져 있으니까 생기는 문제일 수 있다, 라는 지적이셨고요. 그런데 이런 얘기도 있어요. 어제도 저희가 생생경제에서 짚어 봤는데, 다른 낙하산을 타고 온 거죠. 말하자면 다른 라인을 타고 온 두 사람이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지 않았느냐, 이런 얘기도 있어요.

윤석헌: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영업이라든지 그런 특성에서 은행 편중되어 있는 그런 문제가 있는데다가, 회장은 회장 나름대로 임영록 회장 같은 경우는 과거의 기재부 차관 출신이니까 관피아라고 할 수 있고, 그 다음에 행장이었던 이건호 행장 같은 경우는 연구원 출신의 연피아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래서 말하자면 낙하산의 줄이 달랐고, 그러다보니까 와서 국민은행, 그리고 KB금융이라는 조직의 이해와 목적을 위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양보하고, 하는 그런 것들을 제대로 못 하고 자기네 줄이나 그런 논리로 권력 투쟁 같은 것을 한 게 아닌가, 최소한도 밖에서 보기에는 충분히 그렇게 의심을 할 만한 그런 소지가 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사실 지금만 있었던 문제는 아니잖아요? KB금융지주가 문제를 거의 총체적으로 드러내기는 했지만 전에 우리금융도 그랬고요. 이런 사례가 좀 있었죠?

윤석헌:
과거 4대천왕 중 한 분이셨던 이팔성 회장님이 사실은 매트릭스 조직이라는 거를 우리금융지주 쪽에다가 도입을 하려고 하다가 잘 안 된 그런 경우가 있는데, 매트릭스 조직이라는 건 우리나라는 피라미드 조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조직인데, 매트릭스 조직이라는 건 기능별로 책임자를 만들어 놓고 또 지역별로도 만들어 놓고 크로스로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행장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조직인 것이죠. 그런 구조로 가려고 하니까 행장 쪽에서는 그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었을 거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일이 잘 안 됐고요. 그리고 이번에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문제가 터졌는데, 마찬가지로 우리금융에서도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하고 관련해서 이런 유사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의 문제가 종합선물세트 같이 문제를 드러내고 있지만 과거에도, 특히 관치금융하고 관련해서 이런 문제들이 있어 왔다, 하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면요. 교수님, 이게 원래 금융지주 체제를 도입한 건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몸집을 크게 한다, 이런 의도로 도입된 거잖아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회장이 있어서 생긴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옥상옥의 문제...

윤석헌:
그렇게 지적을 할 수도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회장하고 행장을 겸직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이슈가 있는데, 그러면 금융지주회사 자체가 필요한 것이냐, 라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그거는 저는 필요하다, 이렇게 봅니다. 왜냐면 금융이라는 게 은행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고, 증권도 있고 보험도 있고 기타 등등 여러 가지 금융 업종들이 있어서 그것이 균형 있게 조화스럽게 발전을 해야 금융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잘 발전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동안에 너무 은행 위주로 금융이 발전하다보니까 지금과 같은 그런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데, 그래서 사실은 지주회사 방식을 도입한 것은 그런 상황을 개선해보고자 생각해서 도입한 것이죠. 그런데 잘 못 하고 있는 것인데, 제가 간단한 예를 하나 말씀드리면 학교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다가 어떤 게 어려운 게 있습니다. 그러면 그걸 열심히 해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발전이 있지, 이게 어렵다, 그러니까 옆으로 치우고 돌아가자, 편법 같은 걸 만들어서 돌아가면 발전이 없거든요. 저희 금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문제로 우리한테 다가오는데, 그걸 우리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극복할 수도 있어야 한국의 금융이 한 걸음 위로 가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개혁 방안 같은 것은 생각해 볼 수 있고, 회장하고 행장을 한 사람이 하는 것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앞서서 잠깐 얘기를 하긴 했지만요. 감독 당국의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순 없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윤석헌:
사실 앞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이게 낙하산들이 내려오다 보니까 감독 당국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우니까 우물쭈물하다가 초동 대응을 잘 못했다, 그런 뜻입니다. 그 다음에 사실 제재심위에서는 경징계, 위로 올라오다가는 중징계, 그리고 그게 더 높아지고, 이런 것도 같은 사안에 대해서 굉장히 다르게 보는 것인데, 사안이 변한 건 없거든요, 그 시간 동안에. 그렇다면 그건 다른 외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그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까 규제 효과가 그렇게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 문제를 계기로 해서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조금 더 위상을 높이고 독립적으로 만들어서 그야말로 제재심의위원회가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경영의 문제, 법의 문제, 이런 걸 잘 살펴서 제재하고 심의하는 그런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고요.

앵커:
가능할까요?

윤석헌:
그거는 제도를 만드는 거니까... 제재, 심의라는 게 사실은 행정과 사법부의 중간쯤에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독립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외국의 예 같은 경우에는 판사들이 와서 도와준다든지 그런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한 가지고, 또 한 가지는 앞에서도 얘기가 나왔었는데 금융위원회하고 금융감독원, 이 두 개로 기구를 나눌 필요가 없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개를 통합해서 하나의 완성된 금융감독기구로 만드는 것,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게 정상화로 가는 길 중에 하나겠죠?

윤석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굉장히 분명하게 잘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석헌:
네, 감사합니다.

앵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와 KB금융 사태로 짚어 본 금융개혁 문제 얘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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