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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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유관순 논란, 국정교과서 논의 재점화?” -한양대 전우용 교수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02 23:49  | 조회 : 4815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때 아닌 유관순 논란, 국정교과서 논의 재점화?”
-한양대 전우용 교수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09/02 (화)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일제 강점기, 참 우리 역사상 아주 훌륭하신 독립투사 분들 많이 계시죠. 유관순 열사, 누구보다 여러분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얼마 전 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8종의 교과서 중에 절반에 유관순 열사가 수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한양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의 전우용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한양대 전우용 교수(이하 전우용):
네, 안녕하십니까?

강지원:
유관순 열사를 수록하지 않은 역사 교과서가 있습니까?

전우용:
4종이 있다고 뉴스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강지원:
누락이라는 것인데 누락의 이유로 들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전우용:
기사를 통해서 보건대는 출판사 쪽의 이야기는 하나는 초중등학교 때 이미 배운 내용이다, 또 하나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3.1 운동 교육 목적은 초중등학교 내용과 다르기 때문에 유관순 관련 사항을 꼭 집어넣을 이유가 없었다, 대략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고요.

강지원:
요새 이렇게 시끄러운 이유가 뭡니까, 그런데?

전우용:
그렇죠. 저도 잘 납득이 안 됩니다. 사실은 안중근 의거나 또는 윤봉길 의거나, 이러한 사건이라면 당사자를 빼놓고 도저히 얘기할 수 없는 내용이긴 한데, 3.1운동은 워낙 우리 역사상 큰 자취를 남긴 운동이고, 이건 설명하기에 따라선 여러 각도로 설명할 수 있거든요. 솔직히 저는 오히려 초중등학교 때 배우는 방식이라면 필요하겠는데, 고등학교 때는 이걸 넣을 수도, 안 넣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사실 잘 납득이 안 되는 편입니다.

강지원:
그런데 3.1운동을 얘기할 때 당연히 전국적으로 더 훌륭하게 앞장서신 분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유관순 열사를 잘 알고 있고요.

전우용: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까지 유관순이라는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어요. 유관순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47년 3.1절 직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거든요. 발굴된 인물인 경우이고요. 사실은 3.1절 관련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 굉장히 많아요, 따지고 보면. 민족대표 33인도 있었고요. 각 학교에서 주도한 분들도 있었고, 또 각 지방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죠. 그런데 한국인이 3.1운동하면 떠올리는 분들이 몇 사람이나 될까요? 그러니까 오히려 유관순과 비슷한 다른 사람들을 찾아보는 노력들을 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이라면, 뭐 그 대표 중 하나로써 유관순을 떠올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죠. 그런 노력들이 과연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강지원:
역사학자들은 그런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까?

전우용:
굉장히 많죠. 3.1운동 유공자들, 독립운동가, 수만 명 다 보훈처에 등록되어서 기록되고 있고요. 수많은 사실들이 발굴이 되어 왔죠.

강지원:
그런데 역사를 우리가 생각을 할 때,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주어진 의미가 뭡니까? 그러니까 역사는 무엇이냐, 이런 이야기인데요. 너무 거창한가요?

전우용:
너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시네요. 제 나름대로 이해를 해서 답변을 드리자면, 역사란 무엇이냐, 보다는 역사에서 인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하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될 것 같습니다. 꼭 이걸 알아야 하느냐? 인물에 대해서, 그런데 역사가 인물을 평가하는 방식은 드라마가 인물을 분석하는 방식과 굉장히 흡사해요. 특히 교과서가 그런 것이, 드라마에 보면 사람이 다 그렇진 않잖아요? 악한 면도 있고, 선한 면도 있고, 정의감에 불타기도 하고 어떨 땐 비굴해질 때도 있고, 이런 게 사람인데, 드라마 속 주인공들 보면 참 대단한 정의감에 불타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나오고, 또 악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도 끝도 없이 악한 사람으로 나온단 말이에요?

강지원:
그런 경우도 있지만 또 리얼하게 다방면적인 것들을 그려 내는 드라마도 많죠.

전우용:
그렇죠. 그런 게 있는데, 최근에 나타난 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적 인물을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이 그래요. 어떤 인물은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흠 잡을 수 없는 인물로 묘사되어야 하고, 또 어떤 인물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악하고 비굴한 인물로 묘사되고, 이런 방식이 있는데 이게 특히 내용을 충실하게 쓸 수 없는 교과서류 책들에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죠.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특히 근래 들어와서 유럽이든 선진국 역사학 쪽에서는 많이 반성하고 있고, 많이 바꿔나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국민 통합의 수단으로서의 역사라고 하는 틀을 완전히 우리가 벗어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인물 평가에서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강지원:
그런 걸 영웅사관이라고 합니까?

전우용:
그렇게 얘기하는 게 맞을 것 같군요.

강지원:
근대적 영웅사관이라는 게 있다는데, 뭡니까, 그게 도대체?

전우용:
근대 국민국가라고 하는 것이, 과거에는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에 국가가 표창하고 현양하는 인물들은 다 높은 관리들이었어요. 공신, 충신, 이런 사람들이었죠. 일반 백성들하고는 아무 관계없는 얘기였는데, 일반 천민이나 평민들까지 전부 하나의 국민으로서, 국가의 국민으로서 통합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본받을 만한 모범 인물들을 만들고, 현창하고, 본받으라고 가르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한 거죠. 이런 과정에서 근대 국민 영웅이라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발굴되고 발명되는 거죠. 우리 같은 경우에도 민족 영웅, 그러면 막 떠오르지 않습니까?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이런 분들을 떠올리고 그분들을 가르치고, 본받으라고 요구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하나의 모범적인, 바람직한 국민상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게 만드는 그런 과정 속에서 창안되고, 그걸 목표로 해서 유포된 인간상이라고 보면 되겠죠.

강지원:
잘못된 겁니까?

전우용:
잘못된 건 아니죠. 한 시대적 현상이고요. 그 시대적 현상에서 최근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런 식의 민족중심주의, 이런 것들이 너무 지나치다보니까 국제적으로 심각한 민족 간의 갈등이라든가, 반목이라든가, 이런 게 이어졌던 경험이 있어서 그걸 좀 반성하는 조류가 있지만 잘못된 건 아니죠.

강지원:
그렇죠. 오히려 훌륭하신 분들은 선양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게 또 역사를 기술하시는 분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요?

전우용:
그런데 조금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요. 변호사님, 우리나라 화폐에 어떤 분들이 들어가 있는지 아시지요?

강지원:
다 잊어버렸어요.

전우용:
5만원짜리 안 보십니까? 그 인물들을 누가 정했느냐, 그 인물들 속에서...

강지원:
또 인물 정할 때 논란도 많잖아요. 누굴 정하자, 누굴 정하자...

전우용:
지금은 5만원권 정할 때는 논란이 많았죠. 그 때 유관순 열사가 1위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사임당으로 정해졌고요. 그 이전에 60년대 지금 화폐도안이 정해질 때, 그리고 50년대 화폐도안이 정해질 때는 논란을 할 여지도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일단 정해지고 나면 하나의 고정된 영웅상이 되는 것이죠. 재평가도 불가능해지고, 재평가를 하면 안 되는 것이고요. 이런 형태가 되거든요. 하나의 고정된 인간으로 원래 역사적 인물의 실체를 묶어버리는 일도 있고요. 또 그것이 특정 시기에 존경하기 위해서 만들어 놨던 것인데, 시대가 바뀌면서, 지금도 하는 얘기가 그거지 않습니까? 평가 기준이 달라지면 어떻게 될 것이냐, 이런 것도 남겠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시민사회, 또는 학계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국가가 한 번 정해놓으면 그걸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강지원:
그걸 함부로 정할 수가 있나요?

전우용:
그런데 여태까지 그렇게 정해왔죠.

강지원:
어떤 데서 정하는데요? 화폐에 나오는 인물, 그거 말고, 국정교과서는 없잖아요?

전우용:
국정교과서가 있을 땐 그랬고요. 그리고 한 번 보죠. 아주 비근한 예인데요. 지금 광화문에 이순신 동상 서 계시죠? 왜 거기 서 계실까요?

강지원:
그 당시에 정부나 국가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겠죠.

전우용:
그렇죠. 처음에 그 자리는 세종로였기 때문에 애초에 순국선열조상관리위원회라는 단체가 만들어졌을 때에는 그 자리에 세종대왕을 세울 계획이었어요. 그랬는데 당시가 군 출신이 대통령하던 시절이니까 이왕이면 무장으로 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바꿨거든요. 충무로에 있어야 할 충무공이 세종로에 오고, 세종로에 있어야 할 세종대왕이 갈 데가 없으니까 덕수궁에 들어와야 하고, 뒤죽박죽이 되었죠. 이렇게 임의로 바꾼 상황이 시작이 되었어요. 그런데 그걸 나중에 알고서 오세훈 시장 때였던 것 같아요. 그걸 제자리로 갖다 놓자, 세종대왕 동상으로 바꾸자, 이런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여론조사를 했더니 국민의 98%가 반대했다고 해요. 일단 그 자리는 이순신 동상 자리다, 라는 것이 뇌리에 굉장히 깊이 박힌 거죠. 이제 그건 어떤 것으로도 설득이 안 돼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 뒤 쪽에 세종대왕 동상을 갖다 놓게 된 거죠.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까 사람의 인상이라는 것이 그래서 한 번 여기가 누구다, 3.1운동하면 유관순이다, 세종로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강한 인상이 박히면 잘 그 다음에 그것이 바뀔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라는 얘기가 나와도 굉장히 강경하게 반대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그런 일들이 사실은 근대 국민 영웅을 만드는 과정에서, 또 그것이 유포되고 고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강지원:
최근에 어떤 매체에서 여론조사를 해 보니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집단, 정치인,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역사도 정치인들이 끼어들면 자꾸 각색이 됩니까?

전우용:
항상 제일 편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역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역사 자체가 사실 정치의 과정이잖아요. 그래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역사를 주물러서 자기 정당화의 기제로, 도구로 사용하려는 욕심을 버리기가 굉장히 어렵죠. 그렇게 되다보면 역사가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니고 신화가 되어 버리거든요.

강지원:
그러면 역사는 역사학자들이 연구를 잘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전우용:
연구에 논쟁이 일어나야 하고요. 시민사회의 개입이 일어나야 하고요. 그런 거겠죠.

강지원:
3.1운동 유관순 열사 이야기를 하다가 얘기가 확대가 되었는데요. 3.1운동에서 유관순 열사가 중요한 인물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우용: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에 돌아갔죠. 17살에 돌아갔지만, 그 운동 과정에서 17, 18살 먹은 젊은, 그 때 기준으로는 젊고 요즘 기준으로는 어린 학생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굉장히 중요하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3.1운동은 일제강점기의 해외교포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명절이었어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거의 몰랐거든요. 국내에서는 안 가르치니까, 해방되고 나서 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온 분들이 보기에는 한심한 거에요. 젊은 학생들이 3.1운동이 뭔지도 모르고...

강지원:
안 가르치니까 일제 강점기 때 배울 수가 없었죠.

전우용:
그러니까 47년, 그 시점에서 3.1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작업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희생되었던 사례들을 알리는데, 그 때 학생으로서 희생된 대표적 사례로서 유관순 열사가 발굴이 되었고 일약 민족 영웅으로 부각되었던 거죠.

강지원:
그런데 이번 논란에서 한 가지 보도된 내용은 뭐냐면, 유관순 열사가 그렇게 알려지게 된 것은 친일파가 발굴했기 때문이다, 라는 주장을 한 이가 있었다면서요? 그래서 사과도 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사실인지 모르겠는데, 무슨 이야기입니까?

전우용:
저도 그런 발언을 해서 사과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강지원:
친일파가 발굴했습니까?

전우용:
그렇게 보기는 어렵고요. 제가 볼 때는 친일파가 발굴했다기보다는 발굴된 인물이 이화학당 출신이고, 이화학당에서 열심히 홍보한 건 사실이죠. 자기 학교의 명예와 관련된 거니까, 그런데 그 중에 친일 행적과 관련되어서 의심받는 사람이 있었다하더라도 그걸 그렇게까지 한 건 아니었으니까, 본인이 사과가 아니라 사죄했다고 하더라고요? 본인도 잘못을 알고 얘기를 했겠죠.

강지원:
누가 발굴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군요. 친일파가 발굴한 것도 아니고요. 우리가 일제 강점기 때의 인물들 얘기하다보면 춘원 이광수라든가 말이죠. 윤치호 선생이라든가, 여러 사람 이야기를 하는데 이이들은 어떤 사람이에요?

전우용:
사실 이렇게 방송에서 나와서 인물 평가를 하는 건 참 고역이에요.

강지원:
아니, 역사학자신데....

전우용:
그래도 드라마 속의 가상의 인물이라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산 인물들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뭐다, 뭐다, 못 박는 게 굉장히 위험하지 않습니까?

강지원: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저는 시시비비를 가려서 얘기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전우용:
시시비비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강지원:
앞에 말씀하시기에 한 사람이 다 한 쪽으로만 미화될 우려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거 정말 위험하거든요. 좋은 점, 나쁜 점, 성공한 점, 실패한 점, 이것을 고루고루 기술하는 것이 저는 역사학자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되었습니까?

전우용:
아닙니다. 그 분들에 대해서 평가를 하라고 하시니까 하는 소리인데요. 아주 이런 식으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근대 국민국가를 건설해야 하겠다는 열망은 아주 강했던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순간, 독립된 국민국가를 건설하기보다는 차라리 일본의 일부가 되어서 살아가자, 라고 주장을 폈던 거죠. 그래서 물질 중심, 또는 물질 생활 중심으로 근대화를 생각하다보면 이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강지원:
좋은 말씀이시죠. 그러니까 글은 잘 썼잖아요? 이광수씨 같은 경우, 소설가니까. 친일하기 전에도 아주 좋은 글도 많이 쓰고 그랬는데 나중에 바뀌죠?

전우용:
바뀌었다기보다는 이광수 같은 사람은 사실 사상 자체가 일관되어 있어요.

강지원:
지금 우리나라에선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화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걸 어떤 시각에서 봐야 될까요? 개인적인 시각 전에 어떤 시각들이 있습니까?

전우용:
사실은 교과서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과서만 교과서가 아니거든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화폐도안, 거리에 서 있는 동상들, 이런 것들이 다 역사와 정치가 결합된 메시지들을 담고 있는 거잖아요? 누가 가장 중요한, 훌륭한 위인이냐, 누구를 본받아야 할 것이냐, 이런 것들을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인식하지 않는 사이에 우리 주변 환경에서 계속 주입을 받는 거에요. 예컨대 한국 화폐에 들어 있는 다섯 분의 인물 있잖아요? 신사임당,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충무공 이순신, 이 분들 모두 15~16세기 사람들이고요. 신사임당 빼고 전부 이씨 성을 가지고 있고, 또 실제로 어떻게 생긴 인물인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다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고, 돈이니까, 존경하는 인물로 되어 있어요. 여기에 과거에 1960년대에 국민투표 한 것도 아니고 여론조사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일단 한 번 정해지면 그것이 국민적 영웅으로 정해져버리는 것이거든요? 또 생애를 세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되어 버립니다. 국정교과서란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동상을 세우는데 누구 동상을 세울 것인지, 어디다 세울 것인지 국가가 정해버리는 거에요. 시민사회가 개입할 여지도 없고요. 이렇게 되는 것이 옳지 않다, 국가가 너무 강력하게 역사를 통제한다, 해서 사실 선진국 중에서 국정교과서 쓰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 얘기가 왜 지금 다시 나오는지, 저도 잘 납득을 못 하겠어요.

강지원:
하여튼 역사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배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역사학자들이 그렇게 가치 중립적으로 말이죠. 객관적으로 그렇게 연구하기가 어렵습니까?

전우용:
아니요. 본인들은 다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을 하죠. 누구나 그렇죠. 누구나 자기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 자기가 편향되었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다만 그것이 사회 현상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오니까 하나의 토론이 되는 것이고요. 토론이 가능한 영역이니까요.

강지원:
그런 토론을 통해서 또 변증법적으로도 발전해나가는 것 아닐까요?

전우용:
그게 토론이 가능한 영역에 있으면 검인정 교과서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죠. 국정교과서는 토론이 봉쇄되는 영역이지 않습니까?

강지원:
너무 편향적이면 옳지 않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전우용:
네.

강지원: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의 전우용 교수와 함께 한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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