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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고발합니다-나들가게 천여곳 폐업.침몰하는 동네상권"-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을’살리기모임 이성원 사무처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21 10:28  | 조회 : 389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을’살리기모임 이성원 사무처장



앵커:
오늘 사연은 동네 문구점, 작은 슈퍼 이야기네요. 동네에 서점, 문구점, 작은 슈퍼, 꽃집 등등이 많이 없어지고 있죠.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서점이 딱 한군데 있었는데 바로 몇 일 전에 문 닫았습니다. 동네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때도 많고, 우리 추억도 없어지는 것 같고요. 그래서 오늘 이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죠. 지금 이 자리에는 전국 ‘을’살리기모임의 이성원 사무처장과 참여연대의 안진걸 사무처장 두 분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을’살리기모임 이성원 사무처장(이하 안진걸, 이성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성원 처장님은 외모는 갑이시네요? 완전히 갑이신데, ‘을’살리기 모임을 하고 계세요. ‘을’살리기 모임은 어떤 겁니까?

이성원:
정확한 명칭은 중소상공인·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입니다. 작년에 남양유업으로부터 갑을관계 이슈가 터지면서 전국적인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잖아요? 그런데 사실 남양유업 사태 이전에도 많은 갑을관계, 골목상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처장님이 계시는 참여연대나 국회로 많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와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남양유업을 계기로 전 국민들의 관심을 얻으면서 각각 활동하던 단체들이 우리가 힘을 모아서 우리의 생존 권리를 찾아보자고 해서 자영업자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가 약칭 ‘을’살리기 모임입니다.

앵커:
자영업자들이 뭉친 거다? 그렇군요.

안진걸:
네. 보통 이분들이 사회적인 처지에서 을의 위치에 놓여있고 직접적으로도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을로 되어있는 편의점, 가맹점, 대리점, 동네 슈퍼, 문구점, 도·소매업, 전통시장 상인들까지.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1년 반 넘게 함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제가 아까 서점 없어졌다고 했잖습니까? 그런데 예전에는 문방구라고 했는데, 문방구도 요새는 많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사실 우리 어렸을 때에는 문방구 가서, 더군다나 친구들이 대부분 문방구를 합니다. 학교 앞의 문방구는 다 학교친구에요. 그래서 거기에서 놀고 했는데 참 이게 아쉬워요.

이성원:
선생님께서 제 외모를 갑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앵커:
정말 갑이세요. 보여 드러야 하는데.

이성원:
제가 멀쩡하게 회사 생활을 잘 하고 있다가, 저희 아버님이 지방에서 서점을 하고 계셨습니다. 서점이 지방 상권 중에 일찍 몰락한 상권 중 하나였는데 서점을 하시다가 힘들어서 문구 유통을 하셨어요. 그런데 문구 유통을 하시다 연세도 있고 힘드셔서 저에게 도와달라고 말씀을 하셔서, 직장을 다니다가 가업을 잇기 위해 내려갔는데. 사실 그때부터 제가 을이 되기 시작한 거죠. 말씀하신대로 문구점하면 떠올리는 게, 예전에는 골목에서 볼 수 있는 풍경. 학부모님들이 ‘우리 애가 왜 안 오지?’ 라고해서 찾으러 갈 때 문구점을 찾으러 가시는 풍경들이 익숙한데. 지금은 그런 모습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구점이 지금 얼마나 어려운지 저희가 통계청 자료를 찾아봤는데요. 전국에 있는 문구점 중 절반 정도가 연 매출이 5000만원이 안 됩니다. 그래서 매출이 5000만원이 안 되는 분들의 매출을 숫자로 나눠봤거든요? 거기에 원가나, 보증금, 기타 비용 나가는 걸 계산해봤더니 순 이익이 70만원 정도 나오시더라고요.

앵커:
월 70만원이요?

이성원:
네. 이건 아침에 등굣길에서부터 저녁까지. 12시간 정도 하시는데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인거죠. 이정도로 어렵습니다. 정말.

안진걸:
그렇게 어렵다 보니까 2002년에는 전국에 2만 4천여 개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년 재작년 추산해보니까 1만 3천 개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1만 개 넘게 없어진 건데. 그분들의 일자리가 없어진 문제도있지만,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서점이 없어져서 가끔가다 책보는 게 없어진 것처럼 연필 한 자루 사려고 문구점 가려고해도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차를 타고 대형마트까지 가야하는 거예요.

앵커:
그렇게도 되고요. 요새는 문구점이 문구점, 철물점, 전기 같은 걸 다 같이 하더라고요?

안진걸:
문구로만 안 되니까. 사실 먹는 것도 많이 파세요. 불량식품이라고 하는데. 당국의 허가를 받아서.

앵커:
요새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특히 잡겠다고 해서.

이성원:
저희가 그래서 불량식품 소탕작전에 나서셨을 때 굉장히 저항을 했습니다.

앵커:
불량식품을 위해서 저항하신 건 아니시겠죠.

이성원:
위해서 저항한 게 아니라, 마치 문구점들이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온상인양, 이렇게 왜곡된 부분이 있어서 저희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했고. 일반 대형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에 팔고 있는 같은 제품들을 문구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문구점만 단속한다는 것은 굉장히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굉장히 저희가 저항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 규제철폐하고 경제 살리기, 경제 민주화의 핵심 중 하나는 지금 말씀하신 문구점, 서점 작은 데가 중점이 되어야 하거든요? 물론 그 부분도 중요 하죠. 푸드 트럭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도 중요한데. 이 부분은 역설적으로 등한시되고 있다는.

이성원:
맞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게 소비자들도 문구를 살 데가 점점 없어져서 학생들마저도 연필 한 자루 사기 위해서 대형마트에 가는 현상들이 발생하는 게,

앵커:
서점도 가죠. 대형서점.

이성원:
얼마 전에 모 소비자단체에서 학부모님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용품을 구매하는 장소를 설문조사를 했더니 놀랍게도 초등학생 50% 정도가 대형마트에서 직접 학용품을 구입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안진걸:
사실 동네 중소상공인이 동네경제의 파수꾼일뿐더러 공동체의 활기가 되는 거거든요? 걸어 다니면서 인사하고,

앵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거죠.

안진걸:
그리고 현장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역할도 일부 하시고요. 동네마다 작은 가게가 많다는 것은 걸음 하는 길도 안전해지는 거거든요? 아이들도 그렇고 여성들도. 보면 미국이 자본주의의 천국이고, 시장 자본주의만 할 것처럼 얘길 하지만 미국도 대형마트들을 규제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는 걸 확인했는데. 제일 유명한 문구가 ‘동네 자영업자들이 지역 도서관도 후원하고 어린이 야구단도 도와주고 어려운 이웃도 돕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게 다 없어지니까. 예를 들면, 월마트는 그런 걸 하지 않는다고 하는 책이 있더라고요. 교수님께서도 독일에 계셨습니다만, 독일도 대형마트 규제로 유명한 정책이 있었거든요?

앵커:
거기엔 평등성이 굉장히 강조가 되고요. 우리는 최소생계비 얘기를 하는데, 거긴 가장 최소한의 인간다움이라는, 오히려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독일에서 을은 아니었어요. 을보다 더 바닥이었지. 외국인 유학생. 그런데 우리나라도 그런 게, 같이 살기라는 게 추상적이거든요? 그런데 직접적으로 이런 게 필요하다는 느낌을 팍팍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동반성장위원회, 중기적합업종신청하면 좀 나은 거 아니에요? 중기적합업종신청이 뭡니까?

이성원:
정확하게 얘기하면 중소기업적합업종신청이라고 있어요. 이게 뭐냐 하면, 사실 중소기업들이나 자영업자들의 고유한 영역에 현재 대기업들이 사업에 진출해있으면 중소기업사업자들이 모여서 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우리의 고유한 업종이니,

앵커:
순대, 떡볶이 이런 거 있었죠?

안진걸:
계란 유통업, 문구까지 지금 재벌들이 다 하고 있거든요.

이성원:
사업을 철수해달라고 신청을 하는 거죠. 그래서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약을 맺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협약을 통해서 대기업들이 일정 부분 사업을 철수하거나 진입을 자제 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식으로 중소기업들을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대형마트에서 초등학생 학용품만이라도 판매를 중단해 달라. 왜냐하면 초등학생 학용품 시장에 비해 정말 큰 시장은 사무용품 시장이거든요?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은 대기업들이 자율경쟁하시더라도 그것보다 규모가 작은, 그리고 전통적으로 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들이 사업을 영위했던 초등학생 학용품이라도 판매를 중단해 달라. 이런 내용으로 신청을 해서 지금 논의 중에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논의되면 살아날 수 있다고 보세요?

안진걸:
지금 전경련이나 재벌기업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 3년 해봤더니 실효성이 없다는 식으로 공격을 하는데요.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 같은데서 조사를 해보니까 계란 유통업이나, 아직 문구점은 신청 단계에 있고, 선정된 데가 있습니다. 김 같은 게 있는데. 굉장히 효과가 오히려 좋은 것으로. 대형마트들이 한 달에 2번 쉬어줄 때 동네슈퍼와 전통시장 매출이 10%정도 올라가는 것처럼, 중소기업적합업종 해서 대기업들이 철수하거나 자제를 해주니까 다종다양한 중소기업 매출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걸로 분석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참에 중소기업적합업종 특별법을 만들자 라는 게, 예전에 여야 간의 협의 사안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재 국회에 중소기업적합업종 특별법이 계류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민생 법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문구점뿐만 아니라 동네 구멍가게, 말이 좋아서 슈퍼이지. 동네 구멍가게도 여러 가지 애증이 쌓여있는 추억의 장소 아닙니까? 동네 슈퍼도 많이 줄고 있죠?

이성원:
저희가 자료를 조사해봤더니, 말씀하신 구멍가게를 포함한, 흔히 부르는 슈퍼마켓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9만 8천 개에서 8만 7천 개로 줄었는데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아마 체감을 못하실 수도 있는데, 반면에 흔히 얘기하는 기업형 슈퍼마켓 SSM이 같은 기간 동안 485개에서 1000개로 2배 이상 늘었고요. 편의점들은 놀랍게도 1만 3천 개에서 2만 4천 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작은 슈퍼들이 떠안고 있는 거죠.

앵커:
안 처장님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주시죠?

안진걸:
편의점은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고 밤늦게까지 우리에게 편의를 주는 곳이어서, 사실 동네슈퍼들도 편의점과는 공존을 선택하게 됐거든요? 그런데 특히 대형마트의 지부격인 SSM은 동네 골목까지 들어와 버리는 거잖아요. 지금 현재 1300개 정도 될 겁니다. 이건 좀 너무했다는 게 국민의 일반적 여론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가급적 단계적으로 철수를 해서 동네는 동네의 중소상공인에게 맡겨서 이분들이 여기에서 번 돈도 지역에 기부도 하고 대형마트들은 사실 기부도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동네 문구점, 서점, 슈퍼마켓이 계속 늘어나서 일자리도 늘어나고 동네 경제도 풍성화 되고, 치안도 되고, 공동체도 활성화 된다. 이건 경제 민주화라는 거창한 말 떠나서 대한민국이 그 정도로, 함께 사는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네 서점 잠깐만 말씀드리자면 지난 주 인가, 문 닫은 서점이 있어요. 왜냐하면 서점의 가장 중요한 매출이 참고서인데 요즘은 수능 시스템이 바뀌어서 참고서도 많이 안 사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대형 서점에 밀리는 것도 있고 인터넷 서점에 밀려서 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걸 보면 직접 가서 고르는 게 추억이 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도 앞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안진걸, 이성원: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전국 ‘을’살리기 모임의 이성원 사무처장과 참여연대의 안진걸 사무처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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