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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짜릿한 현실, 영화 속 미스터리는 뭐가 있나?"-오동진 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7-25 10:24  | 조회 : 3693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요즘은 온 국민들이 형사가 된 것 같죠? 정말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계속되는데요. 오늘은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담은 영화를 얘기 해보겠습니다. 영화 평론가의 대부이신 오동진 평론가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유병언 논란을 보고 떠오른 영화가 뭐에요?

오동진:
바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죠. 국내 최대 미제 사건 중 하나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죠? <살인의 추억>에서도 으슥한 곳에서 늘 시체가 발견됐었고 범인에 대해서는 늘 논란과 논쟁이 많았고요. 범인인 듯 싶었던 용의자가 잡힌 적도 있었고. 유병언 사건은 굉장히 궤도는 다른 얘기입니다만 분위기 자체는 <살인의 추억>과 같은 분위기가 좀 느껴지지 않나,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 영화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앵커:
그렇죠. 5788님은 이런 말씀해주셨어요. ‘저는 피해자 엄마인 엄정화씨가 결국 범인을 살해하는 <몽타주>라는 영화가 떠올라요.’

오동진:
지금 글을 주신 분은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조금 더 받아들이시는 분이 아닐까, 그 아픔에 많이 동참하는 분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몽타주>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아마 이해하실 거예요. 피해자 가족이 직접,

앵커:
본인이 직접 잡으러 다니지 않습니까? 경찰이 못하는 일을 엄마가 해내지 않습니까?

오동진:
모종의 복수극이죠. 그런 측면들로 <몽타주>라는 영화를 떠올린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앵커:
미스터리 드라마 예를 들면, 외계인이 온다든지 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건데요. 미스터리 서클 같은 거라든지. 그런데 유병언 사건과 관련된 영화라고 한다면 미스터리 영화는 정확하게는 아닌 것 같고요. 서스펜스라고 해야 하나요, 스릴러라고 해야 하나요, 뭐라고 해야 하나요?

오동진:
용어 정리를 하면요, 대체적으로 섞여서 쓰이니까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스릴러는 하위 개념의 단어죠. 그래서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스릴러, 액션 스릴러로 쓰이고요. 미스터리하면 수수께끼가 생각나실 거고, 서스펜스 하면 긴장감이 생각나실 거고요, 스릴러는 오싹함과 공포일 겁니다. 그래서 구분하실 말은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서스펜스는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방안에 만약에 폭탄이 장치돼 있는데, 지금 신율 앵커님과 저만 모르고 밖에 있는 PD와 작가는 아는 거죠. 저 사람들은 굉장히 긴장할 수밖에 없죠. 곧 폭탄이 터질 텐데 둘이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까.

앵커:
제가 폭탄이면 어떻게 해요?

오동진:
그게 진정한 미스터리죠. 그런 경우는 예를 들어, 관객은 아는데 주인공은 모르는 상황은 서스펜스입니다. 그것 때문에 관객들이 긴장하게 되고 손에 땀을 쥐게 되는 드라마가 이어지게 되는 게 서스펜스 드라마이고요. 미스터리는 관객도 모르고 주인공도 모르는 얘깁니다. 어떤 수수께끼가 정말 던져지는 거죠. 이 방안에 있는 장치된 폭탄이 갑자기 터지는 거죠. 그런 경우에는 말씀드린 것처럼 주인공도 모르고 관객도 모르는 경우가 미스터리, 관객은 아는데 주인공은 모르는 모르면 서스펜스라고 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스릴러는 거기에 하위 개념으로 붙여져서 어떤 공포감이 극대화되면 미스터리 스릴러, 긴장감과 공포감이 결합되면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얘기되기도 하는데요. 영화 쪽에서 전문적으로 구분하는 거니까 굳이 구분하면서 영화를 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예를 들면, 여기에서 어떤 작품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오동진:
미스터리영화 하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SF나, 정말로 mysterious 한 사건들로 얘기가 꾸며지는 영화만 생각하실 텐데요. 요즘 개봉된 영화 중에서도 미스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예컨대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리스본행 야간열차>같은 경우에는 미스터리에 로맨스가 결합된 영화죠. 여기에도 수수께끼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풀려고 주인공들이 다니는 거거든요?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장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요. 예컨대 에밀 졸라의 원작을 가지고 영화화 한 <테레즈 라캥>도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여러분들이 아마 <시네마 천국>이라는 영화로 잘 아시는 감독의 최신작 <베스트 오퍼>라는 작품도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는 드라마 안에 사건이 생기고 그것을 풀어가려고 하는 주인공의 행동과 이야기가 펼쳐지면 대체적으로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한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결합돼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또 하나는, 정치인에 대한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미스터리에 속하나요?

오동진:
그럼요. 여전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으니까. 너무나 잘 아시는 같은 영화,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든 영화도 있습니다만, JFK암살사건은 계속해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고요. 지난해에는 한 저널리스트 출신 감독이 만든 <더 파크랜드>라는 작품도 사실은 존.F.케네디의 암살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사건 자체가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고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고요. 범인이 리 하비 오스왈드 라고 하지만 역시 살해당했고 리 하비 오스왈드의 배후에 여러 조직들이 음모가 존재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사건이 늘 의혹 속에 빠져있으면 거기에 따른 이야기는 굉장히 많이 만들어지는 거죠. 지금 유병언 사건이 그렇지 않습니까? 음모론도 나오고 소문과 여러 가지 의혹이 계속 나오는 거잖아요. 이 사건 자체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아마 10년, 20년, 30년을 두고 이야기가 퍼져나갈 것이고 그것이 영화나 드라마, 다른 예술 장르를 통해서 반영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까 <살인의 추억>도 말씀해주셨는데요. 요새 국내에 사건사고가 너무 많이 터지잖아요. 유병언 사건도 있고, 열차끼리 충돌을 하지 않나..

오동진:
비행기도 떨어지고, 비행기도 실종 되고요.

앵커:
오동진 평론가가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소재가 제일 흥미진진한 소재가 될 거라고 보십니까?

오동진:
유병언 사건은 제가 봤을 때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앵커:
그래요? 어떤 요소 때문에 그런 거죠?

오동진:
말씀드린 것처럼 의혹 덩어리니까요. 이것을 해석하고 싶어 하는 영화 작가들이 많을 겁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거대한 음모론으로 보느냐, 아니면 단순한 개인의 여러 가지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서 얘기가 굉장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요. 큰 영화도 있고 작은 영화도 있고. 그래서 반드시 이 이야기는 이후에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요.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엔 분명히 시간이 걸립니다. 제가 종종 얘기하는 건데, 영화가 갖고 있는 미학적 성취, 인문학적 성찰은 사실 재앙과 재난을 먹고산다. 그 토대위에 서있다는 말을 제가 가끔 드리는데요. 대형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영화 쪽으로 넘어오거나 문학 쪽으로 넘어오거나 다른 예술 장르로 넘어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그것을 고찰하고 성찰하고 자기 내면화 하는 시간이 걸리거든요? 최근에 잇따라 벌어지는 가공할만한 사건사고들은 추후 7~8년 후에 정리된 형태로 영화든, 아니면 다른 장르의 작품이든 반영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미스터리가 아니라 아직도 미궁에 빠진 사건들이 많지 않습니까? 유병언 사건은 일단 시신이 발견됐지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른다고 하고. 물론 10시에 국과수에서 발표를 한다고 얘길 합니다만. 그리고 다른 살인 사건들 중에서도 미제에 빠지는 살인 사건들이 많더라고요?

오동진:
<살인의 추억>이 반영한 경기도 화성 연쇄 살인 사건도 그렇고요. 1991년에 있었던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역시 범인은 아직 안 잡혔죠. 이것도 역시 <아이들>이라는 작품으로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류승룡, 박용우 같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었죠. 그런 영화를 보고있으면 영화라도 나서서 계속해서 이슈화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놈 목소리>도 사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데 이러한 영화들이 사건 해결의 당초를 마련해주는 경우도 있습니까?

오동진:
적어도 여론 환경을 조성한다든가 법적인 문제나 시스템의 문제, 제도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예컨대 살인 사건 같은 경우의 공소시효의 경우도 영화를 통해서 사실은 그 문제가 다시 여론에 환기되고, 여러 가지 논쟁과 논점을 모아가면서 제도 개선을 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물론 취향에 따라서 미스터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스터리 영화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건 사회에 미스터리가 많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까요? 뭐라고 보십니까?

오동진:
전자로 보고요. 영화는 다양한 취향에 따라서 보는 미디어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사회를 반영하는 도구고요. 미스터리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에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굉장히 많다는 거고요. 뭔가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서 사람들의 얘기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라는 우회로를 통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다른 얘기가 서로 회자되고, 전달되길 바라는 욕구가 반영된 거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오늘 끝나면서 노래한 곡 추천해주고 가시죠?

오동진:
제가 어떤 노래를 준비했는지 살짝 깜빡하고..

앵커:
엘튼 존의 'Sacrifice' 준비돼있는데.

오동진:
제가 사실은 저런 장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희생의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공적인 업무를 맡고 계신 분들은 정말로 국민들에게 희생하는 마인드를 다시 한 번 되새기시라는 의미에서 엘튼 존의 'Sacrifice'를 골랐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오동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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