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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 핫이슈> "오바마 美대통령 내일 방한, 우리에게 또 어떤 무리한 요구하려고..“-대구대 경제학과 김양희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4-24 17:22  | 조회 : 7918 

앵커:
오바마 대통령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어제 저녁에 도쿄 스시집에서 만났죠? 스시 외교다, 뭐다 하면서 상당히 오늘 정상회담에 희망을 실어주려는 그런 보도들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경제 사안이었던 것이 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었는데요. 둘 사이에 얘기가 별로 잘 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부분에서 미일 양국이 TPP를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또 오바마 대통령이 내일은 한국에 오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또 TPP 문제를 어떻게 얘기할지도 많이 관심이 갑니다. 우리가 어떤 협상 원칙을 가져야 할 텐데, 그 점도 좀 궁금하고요. 그래서 일본통으로 꼽히는 분이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일본팀장을 지내셨고요. 지금은 대구대 경제학과에 있는 김양희 교수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대구대 경제학과 김양희 교수(이하 김양희):
예, 안녕하세요?

앵커:
TPP, 저희 생생경제에서도 여러 차례 다루기는 했었는데요. 다시 한 번 그래도 간략하게 TPP가 무엇이다, 정리를 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김양희: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아태지역의 광역 FTA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태 지역의 12개 나라가 상당히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죠. 전 세계 GDP의 38%를 차지하는 이 나라들이 미국의 주도 하에 역내 경제 통합을 이뤄내겠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다분히 역내의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겠다, 라는 의도도 숨어있는 거고요. 간단히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나라가 12개 나라죠? 거기에 일본이 들어가 있고, 우리나라는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김양희:
참여 의사는 아니고 아직까진 관심 표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관심 표명 단계에서 조금 유야무야 됐었는데 그 부분 나중에 다시 한 번 얘기해 보기로 하고요. 저는 오바마 대통령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분위기도 좋고, 또 요즘 미국이 일본 많이 봐주는 것 같거든요. 얘기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잘 안 됐다 그래요?

김양희:
예, 그렇죠.

앵커:
어떤 부분이 잘 안 됐을까요?

김양희:
일단 가장 최대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관세 철폐를 둘러싼 문제인데요. 일본에서 소위 말하는 중요 5대 항목이라는 게 있습니다.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쌀, 보리, 설탕 정도인데 쌀, 보리 합쳐서 얘기하기도 하고, 이 부분을 일본에서는 국내적으로 국민들에게 약속했거든요. 이거는 반드시 지키겠다, 예외로 하겠다, 라고 했는데 막상 협상에 들어가 보니까 미국에서는 강력하게 철폐를 요구하고 있고, 하다 보니까 이 부분이 현재까지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얘기 나오는 거 보면 다른 부분은 일본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주되 쇠고기만큼은 미국이 워낙 일본 시장을 많이 탐내고 있기 때문에 현행 관세가 38.5%, 꽤 높죠. 이것을 20%로 내리는 정도로까지는 대략 합의를 봤는데 다른 여타의 부분들에서는 쉽게 얘기가 안 되고 있고, 또 하나가 미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자동차 시장, 일본 자동차 시장 개방하는 문제인데, 아, 죄송합니다. 반대로 일본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고 싶어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미국은 계속 주장하는 게 한미 FTA에서 미국 시장 개방을 유보한 것보다 더 장기간에 걸쳐서 개방을 유보하고 싶다, 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이 부분이 쉽게 타결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은 정상회담 결과니까 TPP 합의 도출이 이번에는 안 되었다, 라고 봐야지 되는 건가요?

김양희:
아직까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되는 게 내일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떠나서 한국에 오게 되는데, 그 전까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지금 현재 기자회견만 했고 공동성명 발표는 늦춰 놓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고, 어쩌면 극적인 타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전망을 하는 게 일본도 미국도 지금 TPP 타결이 상당히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국내 정치상, 그리고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또 하나 주의 깊게 봐야 되는 게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와서 아까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본의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다, 는 아니지만 미일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다, 라고 밝혀서 일본의 손을 들어줬거든요? 아마도 그것이 그렇게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대가로 TPP에서 일본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하나의 카드가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려봐야 되겠지만 지금까지 타결이 안 됐다, 라고 하면 좀 쉽지는 않을 거다, 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까진 뭐라고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아마 정상들이 이렇게 던져 놨으니까 실무진이 긴급하게 협의를 해 보려고 할 것이고, 센카쿠를 지금 언급을 하셨는데 상당히 중요한 부분의 언급이었던 것 같아요.

김양희:
예, 그렇죠. 지금 시점상.

앵커:
그렇죠? 지금 환율 보고서 같은 걸 봐도 우리나라까지 껴 가지고 중국은 비판을 하면서, 또 일본은 살짝 봐 주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 일본도 좀 양보할 건 양보하고 하면서 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도 정말 가능해지네요.

김양희: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가 사실 제일 큰 문제인데요. 우리는 일단 주도적이 되기가 상당히 좀 어렵고요.

김양희:
TPP에서요?

앵커:
네. 주도적으로 우리가 참여하겠다, 말겠다, 라고 얘기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양희:
지금은 우리가 참여하고 싶다 하더라도 참여가 가능할지도 애매모호한 상황이죠.

앵커:
애매모호한 상황이라는 게 예전에 미 무역 대표, USTR에서 부정적으로 얘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우리의 관심 표명에 대해서, 그거를 기초로 볼 때 그렇게 판단을 해야 하는 건가요?

김양희:
그 부분은 조금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TPP 참여를 반대한다, 가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해석하는 바로는 TPP 참여하려면 입장료를 이중으로 내라, 하나는 한미 FTA 발표 2년이 지났는데 뭔가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만큼 미국의 이득이 별로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한미 FTA의 이행을 강화하라, 쉽게 말하면 한미 FTA에 미국이 한국에서 받기로 했던 것들 제대로 못 받고 있으니까 한미 FTA 협정대로 좀 더 확실하게 하라, 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거고 또 하나는 TPP에 들어오지 말라, 가 아니라 들어올 거라면 TPP에서 기존에 합의한 거 번복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고 다 받아들여서 TPP 협상 말미에 협상을 방해 놓지 말아라, 라는 정도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대가 아니라 이중의 입장료 지불을 각오한다면 충분히 받아줄 용의가 있고, 그래서 들어왔을 경우에 그것은 미국에는 상당히 이득이 되는 거기 때문에 그런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하여튼 내일 오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박주선 의원이 공개한 게 하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USTR 보고서다, 라고 하면서 TPP 압박 카드가 있다, 라고 얘기를 했어요. 실제로 그럴까, 좀 궁금해지거든요?

김양희:
두 가지 측면을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 하나는 아까 말씀드린 한미 FTA 이행 강화, 그거는 한미 FTA 협정문 안에 들어있는 내용들을 좀 더 확실하게 시행에 옮겨라, 라는 거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원산지 검증을 너무 강하게 하는 것 같은데 조금 완화해 달라, 혹은 국내 금융정보를 해외 본사로 이전시키는 문제 허용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해라, 내지는 자동차 비관세 장벽 완화해라, 유기농 제품 인증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 같은 거는 한미 FTA 이행 강화라고 할 수 있는데, 박주선 의원 쪽에서 제시한 보고서는 플러스 알파입니다. 뭐냐면 한미 FTA 이행 강화가 아니라 새롭게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무역 장벽으로 제시를 하면서 이것까지도 TPP에 들어오려면, TPP에 만약에 합류하고 싶다면 이것까지도 해결해 달라, 라는 것들이 추가적으로 지금 계속 조금씩 늘어나고 있거든요. 가령 예를 들면 우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소기업 대표업종으로 지정한 게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기업은 들어오지 마라, 이거 미국한테 불리하게 작용하니까 이거 폐지해 달라, 그 다음에 산업은행 민영화시켜라.

앵커:
산업은행 민영화까지요?

김양희:
미국은 한국처럼 국유 기업이라든가 하는 게 그다지 많지가 않으니까 국유 기업이 이렇게 많으면 시장 원리에 따라서 한국에 들어와서 사업을 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 그래서 이걸 다 시장 원리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다 민영화시켜라, 라는 거고 지재권 더 보호해라, 그 다음에 가령 내년 환경부에서 도입할 예정인 저탄소 협력금제가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많이 할 경우에는 불리하게 되어 있는데 미국차가 탄소 배출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거 도입하지 말라, 라는 요구라든가 해서 처음에는 한미 FTA 이행 강화로 시작을 했는데 이게 점차 플러스 알파로 다른 요구조건들이 계속 붙는 상황이라서,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TPP를 가입하기 위해서 이렇게 이중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지금 서둘러서 가입하는 게 과연 득인지 실인지 좀 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제가 정말 궁금한 거는요. 한미 FTA는 어떻게 했어요, 결국, 결과적으로. 그런데 TPP 같은 경우는 지금 시기만 조정을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이렇게 지금 말씀하신 게 만약에 사실이라면, 이런 박주선 의원 공개 보고서가요. 그러면 상당히 우리로서는 속된 말이지만은 꿇고 들어가는 건데요. 그런 TPP를 가입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우리의 스탠스가 아닐까요?

김양희:
그러니까 문제는 처음에 우리가 TPP에 대한 관심 표명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얘기들이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는데, 근데 우리가 서둘러서 가입을 하려고, 그것도 단독으로 하니까 미국 쪽에서는 상당히 미국이 유리한 지위에 처해 있다, 라고 판단하는 건지 자꾸 우리 쪽에 무리한 요구들을 하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와는 점점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굳이 지금 가입하는 게 우리한테 어떤 실익을 주는가, 하는 부분을 좀 더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지금 설령 TPP가 지금 최대 분수령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일 간의 관세 철폐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 타결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극적으로 미국 쪽에 유리한 쪽으로 되지 않는 한 미 의회에서 지금 무역조치권한법이 연기가 안 된 상태기 때문에 미 의회에서 승인을 그대로 받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에 11월에 중간 선거 일정도 있고, 지금 미일 간에 합의가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의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는 부분이고 조금은 좀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지금 급박하게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고, 또 하나 우리가 여기서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되는 게 이제 캐나다, 호주하고는 어느 정도 FTA 얘기가 일단락이 됐습니다. 남은 것은 뉴질랜드, 일본, 멕시코하고의 양자 협의인데, 한일 FTA가 지닐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 만한 실익을 지금 현 단계에서 TPP에 참가했을 때 얻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도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겠고 가장 제가 중심적으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현재 한중 FTA 협상이 진행 중이거든요. 사실상 우리에게 미치는 경제적인 효과와 경제 외적인 효과까지 감안했을 때 한중 FTA는 TPP보다 훨씬 더 중요한 협상이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앵커:
그런데 두 가지 협상이 배척되는 부분이 있어요. 한중 FTA와 중국을 사실상 TPP에서는 제외를 시킨 거잖아요? 배척을 한 거기 때문에 우리가 한중 FTA와 TPP 중에 무게 중심을 어떻게 놓고 가야 할지 상당히 애매해요.

김양희:
저는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한중 FTA가 훨씬 더 힘을 쏟아야 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우리한테 경제적으로 경제 외적으로 중요한 FTA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는 미국과는 한미 FTA를 맺은 상태고, TPP와 한미 FTA가 그렇게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한중 FTA에 총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다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 TPP 절대 안 들어간다, 라고 얘기할 필요는 굳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TPP 참가라는 게 또 역으로 한중 FTA 협상에도 상당히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만 좀 더 신중할 필요는 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양희:
예, 감사합니다.

앵커:
대구대 경제학과 김양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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