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슬픔에 잠긴 대한민국, 트라우마에 빠진 국민들, 어떻게 이나라를 치유해야할까?"-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4-21 09:56  | 조회 : 3861 
YTN라디오(FM 94.5)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


미니인터뷰 :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세월호 침몰 엿새째, 채 피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 선실에 갇혀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동안 대한민국도 침묵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온 국민들 가슴이 먹먹해져 있습니다. 국민들은 어린 학생들의 생환을 기도하면서 지금 세월호 트라우마에 빠진 듯합니다. 구조된 학생들은 깊은 정신적 상처를 입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슬픈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들 역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안부 인사마저 조심스러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사회를 치유해야 할까요? 전문가 의견 듣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입니다. 곽 교수님 안녕하세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이하 곽금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뉴스만 봐도 눈물이 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까 들으신 인터뷰에서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고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이 그 만큼 크다고 봐야겠죠?

곽금주:
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집단 트라우마라고 해서요, 직접적으로 트라우마적인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가지는 경우라고 볼 수 있거든요. 실제로 2001년도 9.11 미국테러 사건의 경우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 절반이 몇 주 동안 몇 달 동안 이와 같은 상황이었다는 것을 보면 우리도 심각하게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앵커:
당시 뉴욕시민 50%이상이 트라우마 현상을 겪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시민들 반응도 여러 가지 입니다. 슬퍼하는 분도 있고 분노하는 분도 있고 또 사건 자체를 듣기 싫다면서 처음부터 외면하는 분들마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다 같은 트라우마라고 봐야 합니까?

곽금주:
네. 사람들마다 개개인 차이가 있는 것처럼 표출방법이 다른 건데요. 가장 기본 적인 것은 이 세상이 안전하고 예측가능하다는 믿음이 중요하거든요. 길거리에 가면 빨간불에는 차가 서있고 파란불에는 가고 하는 것들이 서로간의 신뢰고 믿음이잖아요. 그런데 기본적인 가정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고통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요. 이런 것이 점차적으로 분노나 정부에 대한 배신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이런 경우에 분노와 슬픔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좋은 겁니까 아니면 속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습니까?

곽금주:
억압하고 억제하는 것은 이후에 문제를 일으키긴 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표출이 중요한데, 표출을 하다 보면,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서 스스로 자기 자신이 격앙되어 버리거든요. 계속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이것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소 하는 게 중요하겠죠. 슬프고 분노가 나는 감정을 그대로 해소하는 게 아니라 어렵겠지만 좀 긍정적인 방법, 봉사를 한다든지 여기에 내가 좀 필요한 일을 한다, 이러한 일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앵커:
봉사와 여러 가지 좋은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세월호에서 구조되었던 단원고 교감선생님께서 체육관 뒤편에서 자살을 하여 충격을 주었는데요,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검찰도 여성인 3등 항해사까지 구속하면서 그 점을 강조 했어요, 3등 항해사가 다른 선택을 할지 몰라서 급히 구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건데요. 어떻습니까?

곽금주:
참 비극적인 일인데요. 생존자 증후군, 생존자 죄책감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내가 생존해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이 되고 내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나만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피해의식 같은 것들이 교감 선생님이나 심지어는 학생들이 겪을까봐 걱정이 되요. 그래서 생존자 죄책감에서부터 빨리 벗어나게 해주는 게 필요해요. 삶이라는 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그 친구들에게 나로 인한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간이 계속 가고 있는데, 물론 구조하는 것도 중요하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에 대한 심리적인 상담이나 치료도 급하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언론의 보도행태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선정적인 보도경쟁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인데요. 선정적인 보도 형태가 상당히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겠죠?

곽금주:
언론은 물론 정확한 정보를 해야할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보도하고 있겠지만요, 실제로 미디어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도 있거든요. 미디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더라는 겁니다. 재난이 많은 국가의 자료들을 보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은 사람들의 1/3이 미디어를 통해서 일어났더라는 것이거든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9.11테러 사건이라든지 95년도의 오클라호마 대지진 같은 경우를 보면 보통 성인들이 8시간 접하고 있었고 아동들은 3시간 정도 청소년들이 그 중간정도로, 하루에 훨씬 더, 이전에 비해 방송을 접할 수밖에 없는데. 이 사람들 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를 더 호소했다는 연구 보고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선박 자체, 빠지는 것, 그 안에 있는 것을 세세하게 느끼게 되잖아요. 그래서 언론보도가 정확한 보도를 해야겠지만 비극적인 장면보다는 열심히 하고 있다든지 대책이라든지 좀 더 희망을 줄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대응을 하고 있다는 방식의 방송을 내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고요. 보는 사람도 자제해야 할겁니다. 나오는 대로 내가 다 봐야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이런 것을 자제하는 게 중요한데요. 도저히 내가 tv를 끌 수 없고 편안하고 즐거운 활동 하는 것도 힘들고 잠도 잘 못 자겠고 새로운 방송 보는 것도 불안하고 스트레스다 이건 심각하거든요. 미디어의 스트레스장애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아이들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겠죠.

앵커:
청취자가 보내준 질문 몇 가지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5411님이 보내주신 질문, 이 와중에 악성댓글을 달고 유언비어 퍼뜨리는 사람들의 심리가 무엇입니까,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시는데, 악성댓글 달고 헛소리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거예요?

곽금주:
사람들이 사건이 일어나고 일이 일어나면 그 원인을 자꾸 찾으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래서 이래서 이 사건이 일어났구나 하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강의실에 학생이 늦게 들어와요. 그러면 옆에 있는 학생들이 ‘얘는 늦잠 잤구나, 어제 술 마셨구나’ 하며 나름대로 단정을 지어버리거든요. 근데 그건 중요한일이 아니니까 지나가고 말지만, 이렇게 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이것에 대해 자꾸 명확한 것을 알고자 하는 심리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너무 커지면서 전혀 근거 없는 루머를 그냥 갖다 퍼 나르게 되는 거죠. 그러면 불안한 사람들은 그걸 그대로 갖다 나르게 되면서 ‘아마도 이럴 거야’가 아니라 ‘이렇다’고하는 것이 퍼지면서 서로 간에 불신이 또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데, 이런 건 자제해야하는 것 같고요. 근거 없는 악성루머를 퍼뜨림으로 인해서 모든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경우는 강력한 조치와 대처도 필요합니다.

앵커:
또 하나 질문 드릴 것이 있습니다. 1201님, 제 주변에서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남이야기 하듯 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회적 공감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입니다.

곽금주:
전부 실의에 빠져있고 같은 불안과 우울증을 가지는 것도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지만요, 내일이 아닌 것처럼 하는 것도 문제거든요.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 사회가 좋은 기회로 활용 할 수도 있어요. 좋은 기회라는 것은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으니까 앞으로 안전대책이나 정책을 확실하게 해보는 기회도 되고요. 또 서로가 힘을 보태고 도와줄 수 있는 것, 서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같은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아니고 외상 후 성장이 되어야하거든요. 개개인으로도 외상 후 성장이 될 수 있어요. 죽음 앞까지 갔다 왔는데 이제 뭐가 두렵겠나, 그래서 좀 더 인생을 깊이 있게 살수도 있고요 좀 더 대응하는 것 심리적으로도 탄력적이 되어서 실제로 더욱 강인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외상 후 성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는데 이와 같이 전혀 무책임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은 각성을 해야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곽금주: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