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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한 학생들, 심각한 정신적 고통 호소해”-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클리닉 이병철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4-18 09:04  | 조회 : 3431 
YTN라디오(FM 94.5)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


파워인터뷰 3 :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장애클리닉 이병철 교수



앵커:
구조가 된 학생들 역시 고통스러운 것은 마찬가집니다. 구조된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 66명은 어제 고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외상후스트레스는 정신과 질환 중에서도 가장 심한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꼭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듣겠습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클리닉 이병철 교수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장애클리닉 이병철 교수(이하 이병철):
네, 안녕하세요.

앵커:
보도에 따르면, 침몰 사고 이후 구조되어서 고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돼 온 66명 학생들이 대부분 심각한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불안장애와 수면장애를 호소했고 외부 자극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멍한 상태로 있는 아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수님은 이런 외상후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많이 보셔서 잘 아실 텐데. 간단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무엇인지 설명 해주시겠습니까?

이병철:
외상후스트레스라는 건 자신이 죽을 뻔 한 입장에 처하거나 주위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 했을 때 그런 심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정신과 질환입니다. 대게 보면 재경험이라고 해서 사고 장면들을 자꾸 떠올리고 악몽을 꾸는 증상들, 여기 학생들처럼 잠을 잘 못자거나 깜짝깜짝 놀라는 증상들 또는 회피라고 해서 멍하게 있는 증상을 보이는데, 세 가지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면 만성적으로 갈수 있고 그럴 경우에는 위중한 스트레스장애라고 진단됩니다.

앵커:
한 달 동안 계속되면 만성적이 된다고 하는데 학생들의 지금 상태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병철:
학생들은 아직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서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은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사실은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면 대부분 초기에는 그런 증상들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을 보고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고 진단을 할 수 없는데, 일단은 관찰하는 상태에서 일주일이 지나도 이런 것들이 별로 좋아지지 않고 악화된다면 외상후스트레스로 진행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그럴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제가 앞서 모두에 신문에 보도된 학생들의 상태를 이야기했는데, 자극을 해도 멍하게 앉아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주요 증상은 어떤 것입니까?

이병철:
잠을 잘 못자고 깜짝깜짝 놀라면서 사고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것들이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자다가 끔찍한 악몽을 꾸거나 깨어있는 상황에서도 사고와 관련된 경험들을 하게 되고 때로는 현실 착각해서 사고 장면을 다시 현실인 것처럼 생각해서 놀라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마 학생들은 그런 정도의 상태에 있는 것 같고요 그러다가 정말 지치게 되면 갑작 멍해지면서 아무생각도 나지 않고 머릿속도 혼란스러워 지고 판단력도 떨어지는 증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실제로 이런 과도한 긴장불안 상태가 지속되게 되면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심한 긴장성 두통이라고 해서 머리가 조이듯이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큰 사고를 겪으면 청소년들은 어른들처럼 많은 경험을 하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성인보다 청소년들이 외상후스트레스를 더 받기 쉽겠죠?

이병철:
맞습니다. 아무래도 청소년들은 인격적으로 아직 완성된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겪게 되었을 때 본인이 나름대로 소화시키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사고가 너무나 충격적인 사고인데다 아직 청소년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진행될 위험은 어른들 보다 좀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아이들을 주변에서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할 것 같습니까? 죄책감도 표시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하기위해서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겠습니까?

이병철:
일단 지금은 상황 초기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안심 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충분히 쉬게 하고 안심을 시키고. 지금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이게 큰 충격을 받으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이고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계속 설득을 해야 하고요. 중요한 것 하나는 계속 뉴스를 지켜보면서 생각에 집착을 하게 되면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그런 피해자가 있다고 한다면 될 수 있으면 뉴스는 줄이고 그런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떠오를 때는 산책을 하거나 걷는다든지 대화를 해서 다른 곳으로 주의집중을 돌려야 하고요. 또 하나는 청소년들이 특히 중요한 문제인데, 사고가 나게 되면 남아있는 생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굉장한 죄책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극한 상황에서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적절하게 대처하기는 대단히 어렵고요. 그래서 자기 탓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위로를 해주고 안심을 시켜주고 불필요한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이런 사고나 전투에서 살아남은 병사들이 자기만 살았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린다고 하더라고요. 어떻든 우리도 이번 큰 사고가 터지고 나서 외상후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치료가 체계화되어있죠?

이병철: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상대적으로 다른 질환에 비해 정신과에서는 새로 생긴 질환입니다. 많은 정신과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PTSD연구회라고 해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PTSD라고 부르는데, 거기에 대해서 연구회가 있어서 거기에 30~40명의 선생님들이 계셔서 많이 연구하고 계시고요. 저처럼 외상후스트레스를 전공하시고 전담하는 선생님들도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소홀히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많은 기관들에서 대응 매뉴얼을 만들때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내용을 만들어야 하고요, 그래서 우리 피해자들이나 구조자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지금 시작은 되고 있는데 아직은 많이 아쉬운 상태입니다.

앵커:
약물치료도 해야 하겠지만 심리치료와 같은 장기적인 치료를 계속 해야 하겠군요?

이병철:
맞습니다. 초기에는 약물을 이용해서 잠을 재우고 불안을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사고의 고통, 사고의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걸 나름대로 자신들이 소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그런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까 하는 부분이 있고. 그러한 과도한 불안, 끔찍한 장면들에 대한 것을 지워나가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것은 약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서 정신과치료를 받았을 때 많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른아침 인터뷰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병철: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클리닉 이병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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