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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세월호 침몰..왜 일어났나?"-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4-17 09:56  | 조회 : 5852 
YTN라디오(FM 94.5)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


미니인터뷰 :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



앵커:
오늘 1부에서 전해드린 바와 같이 어제 아침 8시 55분경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해 승객 462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항해 중이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방 20킬로미터 해역에서 침몰했습니다. 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는지, 사고원인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 듣겠습니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 연결합니다. 백점기 교수님, 안녕하세요?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이하 백점기):
네, 수고 많으십니다.

앵커:
어제오늘 백 교수님이 많이 바쁘실 텐데요, 우리나라 조선해양 공학 전문가이신데. 이번 이 사고 생존자들 이야기에 따르면 선박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나고 배가 기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론은 암초에 부딪힌 것이냐 아니면 선체 결함이냐 이 둘 중 하나라고 보고 있는데 교수님 의견은 어떻습니까?

백점기:
인양을 해서 배 선체를 조사해보면 정확한 사고원인은 규명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만, 이 시점에서 다들 궁금해 하시니까 가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가설보다 밝혀진 사실 있죠, 일단 침몰을 했습니다. 침몰이 일어난 게 전복에 의해서 생겼습니다. 여기까지는 확실한 사실이죠. 그 이후에 왜 전복이 되었을까 부터 가설이 시작될 텐데 크게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침수 사고입니다. 배가 의도하지 않게 배에 물이 들어오면 침수가 생기죠. 그렇게 되면 이와 같이 기울어지면 되돌아오지 않고 전복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원천적으로 배 설계를 잘 못해서, 배는 오뚜기처럼 기울어지더라도 똑바로 되돌아오려는 복원성능이 충분히 갖춰지도록 설계를 합니다. 때문에 설계를 잘못하게 되면 전복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파도도 그날 1미터 정도 되지 않았고, 선령이 20년 정도 되는데 그동안 이러한 복원성능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설계도 설계이지만 복원성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 배가 무게중심을, 일반 상선과는 다르게 여객선은 물밖에 나오는 부분이 많습니다. 승객들이 갑판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때문에 배 밑 바닥에 무게중심을 가지도록 여러 조치를 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평형수라고 해서 물을 채웁니다. 물을 채워서 무게중심이 밑으로 내려가도록 하는 겁니다. 설계는 잘 하더라도 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복원성능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기울어지면 원래대로 안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것은 상식적인 안전조치이기 때문에 했다고 믿습니다. 하지 않았다면 심각한 문제죠. 때문에 이 가능성을 배제 한다면 침수사고이죠. 침수사고가 일어나려고 한다면 파공, 구멍이 났다는 거죠. 어떤 원인에 의해서 구멍이 나면 물이 들어오겠죠.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전복이 상당히 빠르게, 물론 빠르다는 게 상대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빠르게 전복이 되었다면 침수가 아주 빠르게 일어났다는 것이고 침수가 빠르게 일어났다고 하면 구멍이 엄청 크던지 여러 군데 구멍이 생겼을 거라고 보는 거죠. 구멍이 왜 생겼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세 가지 정도 말하자면, 첫째 이유가 좌초, 두 번째는 충돌 또는 폭발 세 가지정도 가능성이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좌초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앵커:
암초에 부딪힌 것이라는 의견이시군요.

백점기:
그렇죠. 좌초도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한 가지만 시간 관계상 말씀드린다면 암초 위를 배가 스쳐지나가는 겁니다. 배의 선수부 바닥부터 선 밑쪽으로 암초 위를 스쳐 지나가는 거죠. 배가 지금 좌현 축으로 기울어지지 않았습니까. 가능성이 높은 것은 좌현 쪽 배 밑바닥이 길쭉하게 찢어졌을 가능성이 있죠. 이걸 통해서 물이 빠른 속도로 침수할 수 있고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침몰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고 선박이 발견된 바다가 암초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국립해양조사원 의견인데요. 암초지대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합니다.

백점기:
그러니까 좌초 사고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좌초는 말 그대로 암초있는 곳에서 생긴 뒤에 어떤 이유에 의해서 침몰사고까지 배가 이동한거죠. 한 가지 방법은 그 쪽이 조류가 심하다는 게 있고요. 또 하나는 이것은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경험이 있는 선장이 되면 좌초가 일어났다는 것을 보통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먼 바다 쪽으로 벗어나려고 할 겁니다. 그 당시에는 아직 기울어지지 않았고 엔진도 살아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동할 수 있고요. 그 거리가 반마일, 500여미터로 알고 있는데, 그 거리 정도는 좌초 사고에 의해서도 엔진이 살아있다고 한다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죠. 그쪽 조류도 상당히 빠르고요. 그렇기 때문에 좌초지역과 침몰지역이, 침몰지역에 암초가 없다고 해서 암초가 아니라고 판단 짓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암초지역에서 파공이 생긴 뒤에 500미터 정도를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하시는군요.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진도 주민들이 왜 여객선이 암초지역으로 오느냐는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축항로로 가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어떤 의견이십니까?

백점기:
그럴 가능성이 있죠. 그 다음에 안개 등에 의한 시계불량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죠.

앵커:
어제 안개시정거리가 2해리라고 했거든요. 그러면 3.5키로 정도 되는데 이 상태에서 배가 속력을 내어서 항해를 해도 큰 장애가 없는 겁니까?

백점기:
그 정도면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기관고장이나 조타장치가 고장 나서 표류한 것이라면 왜 SOS를 치지 않았을까요?

백점기:
당연히 쳤고, 그 다음에 시간 관계상 말씀을 안 드렸는데, 좌초사고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 가지가 암초 위를 스쳐지나가면서, 원래 좌초라는 사고는 배 밑바닥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 구조 손상을 받는 사고. 이걸 통틀어서 좌초라고 하는 데요, 암초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게 한 경우가 있고. 지금 말씀하신대로 엔진고장이 나면 자항을 못하겠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겠죠. 표류하면 암초가 있는 쪽으로 떠밀려오겠죠. 그래서 결국 암초위에 앉히면서 다시 배 바닥에 손상을 입는 그런 사고, 역시 좌초의 한 종류입니다만, 이런 가능성도 있죠. 그렇지만 보통 이 경우에 썰물이나 날물에 의해 물이 빠지고 그래서 밑바닥에 큰 구멍이 나고, 이 경우에는 암초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때문에 현재 정황을 봤을 때 이것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일부 언론의 표류를 했다, 자항을 못했다는 거죠 엔진 고장이든 어쨌든 간에. 마지막 단계에서는 조류에 의해서 움직이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와 같이 엔진이 작동 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최초 신고가 있었던 시각이 어제 오전 8시 52분경에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되었는데 배가 사실상 침몰된 시간이 오전 11시 넘어 선 시간입니다. 두 시간동안 배가 기울어진 상태로 버티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 정도 같으면 파손규모가 어느 정도로 추정됩니까?

백점기: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데요, 구멍이 조그마한 하나가 아니고 상당히 심각한 규모의 파공 침수였다고 할 것 같으면, 파공이 일어나지 않았겠는가 보고요. 그다음에 가설 중에 암초 위를 스쳐지나가는 좌초 사고였다면 배의 선수, 선제부. 선수 쪽 바닥에서부터 선 밑쪽 바닥까지 길쭉하게 파공이 생기는 사고가 생깁니다. 이게 전형적인 이와 같은 좌초 사고입니다.

앵커:
자료조사를 해보니까 타이타닉호도 구멍이 나서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102년 전에 침몰을 했는데, 큰 배나 작은 배나 다 같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여객선이라고 하지만 타이타닉에 비하면 아주 작은 배 아니겠습니까.

백점기:
가장 최근에 2012년이죠. 이탈리아 연안에서 이와 비슷한 사고가 난 것이 뭐냐면 콩코르디아호 사고이죠. 이게 암초 위를 스쳐 지나가면서 바닥에 길쭉한 파공이 생겼고 물이 들어와서, 이 배는 우현 쪽으로 전복을 했습니다만. 세월호 보다 20배정도 큽니다.

앵커:
그런데 콩코르디아호는 사망자가 8명밖에 없었는데,

백점기:
17명이죠 사망자가. 왜냐하면 탑승자가 4300여명 되는데도 17명입니다. 수심이 낮았고 배가 워낙 크다 보니까 완전히 침몰 하지 않고 전복을 해서도 절반 정도는 물 위에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도 두 시간 동안 물위에 있었는데 배 안에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고 한 바람에 피해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백점기:
1분1초를 다투어야 하는 시간을 잘못 활용 한 거죠.

앵커:
어떻든 인재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지금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이 이런 경우에, 현재까지 제가 확인한 바로는 선장이 제일먼저 구조자 명단에 들어 있었다고 해요. 선장이 사고 여객선을 끝까지 지휘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백점기:
맞습니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죠. 이것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임무이죠.

앵커:
어제 하루 종일 사고 여객선 승객숫자, 그리고 생존자와 실종자 숫자, 구조상황 등에 대해 혼선을 빚었습니다. 밤 11시 반 되었을 때 최종적으로 탑승객이 475명이다, 실종자가 290명이라고 나왔는데 이것조차도 아직 정확하지 않다는 일부 견해가 있거든요. 이런 해상사고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요?

백점기:
되어있지만 체계적이지 않고요. 이번 기회에 말씀드리고자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하는 게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안정성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제대로 수립되어있지 않고요. 이런 부분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서 매뉴얼을 포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철저하게 시행하는, 지금 현재 해안에서 이런 사고 육상에서도 화재, 폭발 거의 매일 뉴스에 나올 정도이지 않습니까. 이것은 기술적으로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지만 위험도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백점기:
고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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